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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불명 연애소설 10편

관리자 2019.08.12 14:55 조회 수 : 4

      많은 대화를 하고 가까워진 다림씨와 나를 커피숖 밖에서 맞은 것은 하염없이 내리고 있는 비였습니다. 창밖으로 볼때는 참 시원하게 보이더니만 실제로 보니 장난이 아닙니다. 두두둑 떨어지는 소리를 내면서 비가 하염없이 내립니다. 내 기대대로 다림씨는 우산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아쉬운 것은 지하철 역이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원이씨는 지하철 타고 가세요?"
      "네."
      "전 버스타고 가요."
      버스 정류장은 더 가깝군요. 그녀를 바래다 주어야 하는데 이 아가씨가 저를 바래다 준답니다. 우산도 없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요. 할 수 없이 우산을 같이 쓰고 지하철 역까지 왔습니다.
      패스를 끊어 개찰구를 들어가려 합니다. 그녀가 그 앞에서 웃어 줍니다.
      "내일은 배달하세요?"
      "내일은 아마 할거에요."
      "잘 들어 가시고 다음에 봐요."
      "네."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네요. 다림씨 티의 팔에 비가 묻어 있습니다.
      "다림씨 잠깐만 이리 와봐요."
      개찰구를 이미 통과했지요. 칸막이만 있는 곳으로 그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내가 들고 있던 우산을 그녀에게 주었습니다.
      "쓰고 가세요. 저야 역 나오면 바로 집이에요."
      그녀가 도로 주려고 하길래 그냥 손을 흔들고 가버렸습니다. 멀찌감치 떨어져 뒤돌아 봤습니다. 그녀의 모습이 아직 저를 쳐다 보고 있습니다.
      "내일 미술 학원 오세요. 제가 탕수육 또 서비스로 드릴께요."
      "그래요. 잘가세요."
      난 손을 흔들어 주었는데 그녀는 뭐가 웃긴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아주 밝은 모습입니다. 그녀가 이제 돌아섭니다. 가방에서 그녀가 작은 우산을 꺼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삼단 접이식 우산이었습니다. 핸드백에도 들어가는 작은 우산말입니다. 그럼 내 우산은 돌려줘야 되지 않습니까. 돌리도. 그러나 그녀는 이미 말소리가 들리려면 상당히 쪽팔리게 소리질러야 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그냥 플래폼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야 했습니다.
      지하철 들어오는 소리가 크지만 그것이 제 웃음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왜 이리 히죽거릴까요. 지하철 안에서도 계속 히죽거렸습니다. 그 히죽거림은 역을 나왔을때 멈추었습니다. 비가 졸라 많이 옵니다. 우리집은 역에서 졸라 걸어가야 되지요. 시간은 열시를 넘었고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뛰었습니다. 예전에 호기심 천국에서 뛰는게 비를 덜 맞을까? 걷는게 덜 맞을까? 실험을 한적이 있습니다. 없습니까? 없다면 한 번 물어 보세요. 하여간 비를 졸라 맞았습니다. 내 기억에는 분명 뛰면 덜 맞는다고 했는데 졸라 맞았습니다. 여름인데 춥습니다.
      다림씨 그녀 때문에 히죽거림이 또 생겼습니다. 그래 비야 내려라. 그녀 생각을 하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내 모습이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웃습니다. 우산을 쓰고 비옷까지 입은 어떤 여인이 날 보고 놀라 도망치 듯 멀어집니다. 좀 씌워 주면 될텐데... 인심 진짜 야박하군요.
      물에 빠진 개모양으로 집으로 들어 섰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놀라는군요.
      "다녀왔습니다."
      "너마저?"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요. 대충 옷을 벗으니 빗물은 안떨어집니다. 욕실의 세탁기에다 옷을 갖다 놓았는데 이미 젖은 옷들이 있습니다.
      방으로 왔습니다. 이불을 둘러쓰고 벌벌 떨고 있는 동생을 보았습니다. 난 팬티바람으로 들어 갔었죠. 동생도 이불속에 팬티바람으로 있었습니다.
      "동생아."
      "응 형아야."
      혈육의 정을 느꼈습니다.
      "너도 쫄딱 맞았냐?"
      "응."
      "너는 왜 맞았냐?"
      "우산이 없어서."
      당연한 것을 물어 보았군요.
      "난 맞아도 기쁘다."
      "난 졸라 화난다."
      "왜?"
      "두고 보자 조은정. 내 복수하고 말거다."
      "뭔 일 있었냐?"
      "아무래도 꺼림찍해서 물어 봤지. 너 그 놈들이랑 키스했지? 내가 몇 번째야?"
      "그걸 물어 봤어?"
      "당연히 물어봤지. 키스했지? 키스했지? 이랬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물벼락이 떨어지더라."
      "무슨 말인데."
      "내가 찻집에서부터 물어본 걸 밖에 나와서도 계속 물어봤지. 같이 우산을 쓰고 있었는데 고년이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냥 횡하니 지 혼자 가버리더라. 우산도 따라가데. 하 따라가서 우산을 뺏을수도 없고 불러도 오지를 않고 쫄딱 맞았지 뭐."
      "그래서 그냥 온거야?"
      "그럼 내가 존심이 있지 가서 우산 뺏어 오냐?"
      "너 멀었구나."
      "뭘"
      "여자가 대답을 꺼려 하는 것은 묻는게 아냐. 그냥 자기 입에서 그 말이 나오도록 유도하는거야 알겠어?"
      "제법 아는 척 하는데? 진짜 오늘 아가씨 만난거 아녀."
      "이 형이 언제 거짓말 하던? 같이 덮어 새꺄. 나도 추워."
      내 화병의 꽃은 이제 모두 시들어 한잎 한잎 떨어 지려 합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그 꽃을 사준 사람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본 주인 아줌마는 여전히 어깨는 떡 벌어져 있었지만 얼굴은 헬쓱해 있었습니다. 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나 봅니다. 그 고생을 안겼던 비가 다시 내리고 있습니다. 많이 오네요. 배달하기가 벅찹니다. 길은 실개천이 되어 어디론가 급히 가고 있습니다.
      "오늘 배달은 힘들겠다."
      아줌마가 우리를 걱정하시며 오늘은 배달을 하지 말자고 합니다. 오늘 신참이 왔습니다. 내 오또바이 타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보여 줄려고 했는데 아쉽네요.
      비 때문에 직접 찾는 손님도 거의 없습니다. 오늘 그냥 놀면서 돈 벌이겠네요. 신참 녀석도 대학생입니다. 그도 졸업을 앞두고 휴학한 학생이었습니다. 저보다 한 살이 적습니다. 홀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아줌마는 간혹 오는 배달 주문을 거절하고 있습니다. 신참 녀석은 이름이 배용준이었습니다. 생긴것은 배삼용인데요. 하는 태도는 착해 보였습니다. 그냥 자기도 경기 풀리는 것을 기다리며 학비나 벌어 보자고 시작한 아르바이트라고 합니다. 아픈 사연이 있다면 군대가서도 고무신 거꾸로 안 신었던 지 여자친구가 철가방 한다니까 바로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는 군요. 험한 세상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점심때가 지났습니다. 공짜로 제공되는 짱개 한 그릇 씩을 비우고 동윤이 녀석이랑 떨어지는 비를 감상하고 있는데 주인 아줌마가 절 찾습니다.
      "강군아 전화 받아라."
      "네."
      전화에서 아주 반가운 음성이 들렸습니다. 다림씨였습니다.
      "오늘은 문을 열었나봐요?"
      "네."
      "비 때문에 배달이 어렵겠죠? 배달 안된다고 하네요."
      "학원이에요?"
      "네."
      "식사 안하셨어요?"
      "마땅히 먹을데가 없네요. 언니가 굶어 죽으면 어떡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다림씨는 배 안고파요?"
      "저야 뭐. 별로 생각 없어요."
      "배달해 드릴게요."
      "진짜에요? 안되다고 그러던데..."
      "안되는게 어딨어요."
      주인 아줌마가 제 뒤통수를 쳤지만 참았습니다.
      "뭘 드릴까요."
      "삼선 짜장 둘 주세요."
      "네 곧 갖다 드릴께요."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제 그만 둔다고 막 나가니?"
      "짱개 단골을 삼짜 단골로 바꿀 수 있는 기회란 말이에요."
      참 맑은 눈동자로 시위를 했습니다. 그 눈빛을 보더니 아줌마가 피식 웃으며 뭐냐고 물어보는군요.
      "삼짜 두개에 탕수육 작은거 하나 주세요."
      동윤이가 절 못마땅한 듯한 표정으로 봅니다.
      "저녀석이 비 때문인지 몰라도 요즘들어 미친 짓 많이해요."
      "나둬라. 뭔가 좋은 일이 있나보지. 전화한 아가씨와 잘 아는 사인가 보지 뭐."
      "아가씨가 전화 했어요?"
      "응."
      주문했던 음식이 나왔습니다.
      "저 사장님."
      "그래 놀다와. 뭐 할일도 없는데..."
      그 말 물어 볼 것을 우리 주인 아줌마 어떻게 알았을까요. 생기신 것과는 다르게 자상함이 많은 중년의 아줌마입니다. 야단칠때는 좀 무식해 보이시지만...
      도저히 오또바이는 못 타겠습니다. 그만큼 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노란 우주복 사이로 비가 내 속으로 들어옵니다. 신발은 다 젖었어요. 하지만 철가방을 들고 난 즐겁게 뛰고 있습니다.

      현관 앞에 섰습니다. 내 몸에서 김이 나고 밑으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문을 열었습니다.
      "식사 왔습니다."
      내 모습이 좀 어색합니까? 두 여자가 나를 안 됐다는 눈으로 쳐다 봅니다.
      "비 너무 맞았다."
      "정말. 괜히 시켰네요. 미안해서 어쩌지..."
      "괜찮습니다. 이 정도야 뭐."
      "좀 닦아요."
      원장아줌마가 수건을 던져 주었습니다. 무식한 원장 아줌마. 내가 비옷을 입고 철가방까지 들었는데 그렇게 민첩한 줄 아십니까? 원장 아줌마가 던진 수건은 바람을 타고 내가 서 있는 곳에서 2미터 가량 옆 쪽에 떨어졌습니다. 그렇지요. 이래야죠. 다림씨가 그것을 주워 저에게 직접 갖다 줍니다. 배우세요. 원장샘.
      "원장실에 갖다 놓을까요?"
      "그래요."
      학원 본실에 있던 원장아줌마와 다림씨는 저를 따라 원장실로 들어 왔습니다.
      "맞네. 삼선짜장 시키니까 탕수육 서비스로 나오는거."
      "언니 그런게 어딨어. 고마워요."
      다림씨는 내가 탕수육을 꺼내 놓자 볼에 보조개를 크게 하고 미소를 지어 줍니다.
      "맛있게 드세요."
      "돌아가실 거에요?"
      "기다려야죠."
      "그럼 같이 먹어요."
      "전 점심 먹었는데..."
      "그래도 같이 들어요."
      "얼마야?"
      "만원이요."
      "만원치고는 상당히 푸짐하다."
      다림씨에게 받았으면 했는데 오늘은 원장아줌마가 돈을 주었습니다. 비 옷을 벗어 밖에다 내다 놓고들어 왔습니다. 이 여자들 식성 좋네요. 아무리 작은거지만 세명이서 먹으면 양이 딱 맞는 것을 짜장까지 먹으며 탕수육을 비워 가고 있습니다. 전 별로 먹지 않았어요.
      다림씨 그녀도 그렇고 원장아줌마도 그렇고 입가에 짜장과 탕수육 소스를 보기 좋게 묻히고는 저를 보고 웃습니다.
      "별로 생각 없다면서요?"
      "네?"
      "다림씨 점심 생각 별로 없다고 그랬잖아요."
      "먹어야 잘 살죠."
      처음엔 참 정숙한 모습이었는데 점점 아기같아 보입니다.
      "차한잔 끓여줄까?"
      "네."
      "예전에 장미 원이씨가 갖다 놓은거라며?"
      "네."
      "야. 센스 있네. 한 복에 장미가 그렇게 언매치되면서 잘 어울릴줄을 몰랐어. 모두들 좋다고 그래. 고마워."
      내가 뭐 그런거 알고 줬나요. 그냥 다림씨가 좋아서 준 것이지. 그래도 이왕 밝혀진 것 칭찬 받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원래는 나줄려고 갖다 놓은거지?"
      칭찬하지 마세요. 그냥 제가 갖다 놓은걸 부정하겠습니다. 원장아줌마가 음흉한 미소를 짓습니다.
      "알어. 좋을때지.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어. 언제인가 싶다."
      음흉한 미소는 그리운 미소로 바뀌어 원장 아줌마의 모습을 곱게 했습니다.
      "어제 비 많이 안 맞았어요? 많이 맞았죠?"
      "네."
      원장 아줌마는 차를 대접하기 위해 물을 끓이러 갔습니다.
      "왜 우산을 줬어요. 저한테도 있었는데..."
      "처음엔 없었잖아요."
      그녀 볼에 약간 노을이 맺히더니 정답게 웃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제가 우산도 없이 역까지 따라 갔겠어요."
      "어제 즐거웠습니다."
      "저도 재밌었어요. 배달은 언제까지 하세요."
      "한 열흘 남았어요. 그 뒤는 아주 한가해요."
      "호호 그래요? 그럼 한가하면 연락주세요. 어쩜 헤어지면서 연락처도 안 물어요? 여자들은 전화할 맘이 없어도 물어 보면 좋아해요."
      그녀는 삐삐 번호를 적어 저에게 주었습니다. **6 272 0865
      "연락할 마음 없는 거에요 그럼."
      적은 종이를 쳐다보며 그렇게 말했더니 또 웃습니다.
      "꼭 연락할게요. 원이씨는 뭐 없어요?"
      "전 집전화 번호 밖에는 없는데... 746-****
      그걸 자기 수첩에다가 적는 다림씨의 모습이 꼭 제 여자친구 같아요.

      원장실에 비소리를 들으며 이제 사랑하고픈 여자가 아니라 사랑하는 여자와 마시는 커피 맛은 너무나 내 가슴을 뛰게합니다. 가을이 되면 뭐 할까? 잘 그려지지 않았는데 지금 너무나 달콤하게 밑그림 되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로 와서 씨앗이 되었고 난 그 씨앗을 아름답게 키우고 싶다. 사랑이란 열매가 맺을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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